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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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기획 전 구성원은 창립 30주년인 2023년을 마무리하며, 지난 12월 19~20일 양일에 걸쳐 ‘K-기업가정신을 배우다’라는 주제의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경남 산청에 자리한 남명 조식 선생의 유적 탐방을 시작으로, 의령의 호암 이병철 생가, 함안의 만우 조홍제 생가, 진주시 지수면 승산부자마을과 K-기업가정신센터를 돌아보는 뜻깊은 여정이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GS그룹 창업정신에 관한 학술 포럼을 주관하는 한편, 기업가정신 전문도서관에 다니기획 발간 사사를 기증하는 등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에 뜻깊은 여정의 의미를 기리고 기록하기 위해 ‘K-기업가정신을 배우다’라는 주제의 탐방 기사를 4개 시리즈로 나누어 구성했습니다. 다니기획의 전 구성원이 함께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공유하며, 전문성과 역량을 좀 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뿌리를 찾아가다
남명 조식 선생의 경의사상과 그 흔적 살펴보기
다니기획은 K-기업가정신을 배우기 위하여 K-기업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기에 앞서 그들 기업가정신의 출발점인 남명 조식 선생의 흔적부터 찾아가 보았습니다.

남명 조식(曺植, 1501~1572)은 경상우도의 특징적인 학풍을 이룬 조선 중기 학자입니다. 선생의 학문은 경(敬)과 의(義) 두 글자로 집약되는데, 경은 내적 수양을 통해 마음을 밝고 올바르게 하여 근본을 세우는 것이고, 의는 경을 근본으로 하여 제반사를 대처함에 있어 과단성 있게 실천하는 것을 뜻합니다. 선생은 학문과 삶이 일치되는 것을 강조하였고, 백성들의 곤궁한 생활을 항상 마음 아파하면서 백성을 중시하는 민본사상과 위민정치를 역설한 학자입니다.
어려서부터 유학을 배우며 성장한 LG, GS, 삼성, 효성의 창업주들도 이러한 남명 선생의 경의 사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선생의 정신을 잇는 K-기업가정신을 일구어내었습니다.

남명 조식 선생의 첫 번째 흔적은 덕천서원입니다.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 남명로 137에 자리하고 있는 덕천서원은 남명 선생의 학덕을 기리기 위하여 1576년 최영경, 하항 등의 문인들이 세웠습니다. 덕천서원에서는 매년 양력 8월 18일에 남명 선생의 탄생을 기념하는 남명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서원을 직접 방문하여 둘러봄으로써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연구 열정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덕천서원의 시정문을 들어서면 경의당을 중심으로 진덕재, 수업재가 있고 사당인 숭덕사가 배치되어 있다.
두 번째 흔적은 산천재입니다.
산천재는 덕천서원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산청군 시천면 남명로 311에 자리하고 있으며, 남명 선생이 평생 갈고닦은 학문과 정신을 제자들에게 전수하면서 노년을 보낸 곳입니다. 여기서 공부한 제자들이 선생의 학덕을 계승하여 사림의 중심이 되었고,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을 일으켜 국난 극복의 선봉장이 되었습니다. 남명 선생과 그의 제자들이 생활하고, 공부하였던 곳에 방문하여 남명 선생의 혼을 느낄 수 있었으며, 남명 선생이 심은 것이라 전하는 매화나무, 남명매의 쭉 뻗어있는 가지들을 보며 선비의 기품 있는 모습과 기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천재와 남명매
세 번째 흔적은 남명기념관입니다. 남명기념관은 산천재 바로 앞에 있습니다. 남명 선생의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여 건립되었으며, 3개의 전시관이 있습니다. 제1전시실에는 남명 선생의 서적이 전시되고 있고, 제2전시실에는 선생의 제자들을 주제로 꾸며져 있으며, 제3전시실에는 남명의 정신을 이어받은 후손들의 최근 활동상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남명 전시관을 둘러보며 남명 선생의 발자취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고, 남명 선생의 정신을 잇기 위한 후대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조대왕 사제문 국역비 / 남명 선생 동상 앞에서


▲남명기념관 전시관
남명 조식 선생이 별세하자 선조 임금께서 ‘나라의 대로(大老)’가 돌아가심을 애도하여 제문을 쓰셨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당시 남명 선생이 얼마나 존경받는 학자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보존되어 전해지는 덕천서원, 산천재 등에서도 그의 정신을 기리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후손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실제로 그의 정신을 잇는 K-기업가정신의 뿌리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